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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앱 : Cherish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 체리시는 디자이너와 PM과 함께 진행 중인 1인 개발 프로젝트입니다.
10년 후, 20년 후 나는 어떤 스토리 텔러가 되어 있을지 궁금하다. 내가 만약에 아직 조금 더 탐구하고 싶은 게 있고, 궁금한 게 있다면, 그게 설사 지금 당장의 내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더라도 경험해보자. 그 경험들을 온전히 즐기며 내 것으로 만들고, 내 일에 녹여내고... 그러다보면 그 점들이 모여 나란 사람을 그려내는 선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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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생활이 끝나가며... // 별별 일들이 다 있었던 2023년을 돌아보며.... 본문

대학 생활/교환학생

교환학생 생활이 끝나가며... // 별별 일들이 다 있었던 2023년을 돌아보며....

rriver2 2023. 12. 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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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겠다고 대답할 때 그는

내가 보았던 그의 수많은 불행의 얼굴들 중 가장 나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

그때 나는 알았어.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이 행복할 거야.

 

소피, 이제 내가 먼저 떠나는 이유를 이해해줄 거라고 믿어.

그런 언젠가 지구에서 만나자.

그날을 고대하며,

데이지가.

 
내 교환학생의 삶을 떠올린다면 필히 이 구절이 떠오를 것 같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라는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
대충 줄거리를 이야기하면 [행복]만 있는 행성에서 평생을 살다가 성인이 되면,
[불행]과 [행복]이 있는 지구로 견학을 간다.
견학을 다녀 온 후 두 행성 중 어디에 머물 것인지 선택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불행]이 있는 지구에 머무는 것을 선택한다.
이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던 주인공도 결국엔 지구로 가며, [행복]만 있는 행성의 사람에게 남기는 말.


 
어쩌면 나에게 있어서 이번 교환학생의 삶이 그랬던 것 같다.
왜냐면 2023년의 상반기는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행복을 잃을까봐 교환학생 오는 것도 많이 주저했었고, 두려워했었고, 겁을 냈었다.
그리고 체코에 와서도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안 좋은 일들을 많이 만나면서 많이 울고 많이 힘들었었다. 
처음 겪는 일들은 나를 항상 주저앉게 해...
하지만 그 안에서 나는 또 다른 나를 만나고, 또 다른 성장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을 알고 다시 시간을 되돌려 3월로 간다면, 
나는 교환학생을 선택할지 아니면 한국에 머무는 것을 선택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내가 느꼈던 고통만큼이나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얻은 것이 있었다는 반증이라 생각한다.

 
가은아, 나는 이곳에서 많이 괴로웠지만, 그만큼 행복했다. 잊지마.


 🔮 교환학생을 꿈꾸게 된 계기 

사실 나는 해외봉사를 가고 싶었지 교환학생이나 워킹할리데이를 하고 싶었던 마음은 없었다. 
그러다가 작년에 Apple Developer Academy를 다니면서 교환학생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것도, 유럽에 대한 열망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해외 생활을 해본 사람들의 경험 속 바뀐 것들이 너무 부러웠었다.
특히 몇 사람들이... 애플 아카데미 오기전에 겪은 외국에서의 경험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보였었는데,
나에게도 그렇게 행복한 시간들이 있기를, 그 시간들로 내가 많이 변할 수 있기를 바랐던 것 같다.
이 경험을 통해 또 다른 나를 찾아서 오길 기대했다.
 

👉🏻 Apple Developer Academy @POSTECH 1기를 수료하며.. // 별별 일들이 다 있었던 2022년을 돌아보며.... 의 일부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교환학생을 와서 힘들어할 거를 미리 알았던 거 같기도 하다.
교환학생의 목적이 "여유"였으면서 Cherish 스프린트는 계속 이끌었고, 와서는 Trai라는 여행 앱을 또 개발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사실은 여러가지 개인적인 이유로 일이 있으면서 마음이 많이 괴로웠었다. 
어쩌면 내 죄책감과 두려움과 죄송스러움을 회피했던 것 같기도 하다.
지금 돌이켜보면 10월 중순에 한국을 다녀왔어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은... 정말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들을 가지면서 다시 모든 것을 차분이 가다듬고 되돌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제는 친구가 해준 말따라 그냥 이기적이게 남은 교환 생활동안은 내 행복만 챙기려고 한다.

 


똥인지 된장인지 찍으면서 느꼈던 모든 .. 나의 교환 이야기...
나와 친해지며 느꼈던 나의 특이점들에 대한 기록이다.
인생은 참 길고 나는 여전히 무지하다는 것을 또 느낀다.
이제 나를 잘 알겠어! 라고는 말하지 않으려고...한ㄷr... ㅋ


 ✈️ 여행이란 무엇인가? 

여행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교환을 시작하기 전부터 참 많이 알아봤다.
누구는 "여행은 중독이다", 또 누구는 "여행은 자해이다."처럼 되게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누구는 "인생은 여행이다.", "여행을 통해 나를 알게 된다.", "여행은 경험이다." "여행 속에서는 나를 숨기고 살 수 있다"처럼 되게 새로운 일에 대한 기대나 일상으로의 탈출처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누군가가 여행이 무엇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모든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가진 것을 더 사랑하기 위해 떠나는 것

이라 말할 것이다.
어쨌든 여행은 돌아오는 날이 정해져 있는 거니까. 그곳에서 적응하고 새로운 자리를 꾸리고 만드는 것은 정착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니까라는 생각. 그래서 여행을 다니는 동안 들었던 생각과 경험들로 또 돌아와서 새로운 시각으로 이전의 것들을 고치고 보수공사하는 것이 여행의 참된 의미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나는 

인생은 지구를 여행하는 하나의 여행이다.

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교환학생이라는 시간이, 내 길고 긴 인생의 여행 속에서 하나의 챕터가 되어줬으면 한다.
그리고 여행에서 항상 행복하지 않았던 것처럼, 
인생도 행복만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
삼촌이 해주신 말처럼 어떨 때는 그저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 있다는 것.
그렇게 불행과 행복이 섞인 이곳이 지구라는 행성임을 또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 그래서 더 빛나는 인생이라는 것을 또 깨달았다.

할머니께서 장례식장에서 해주셨다고 한 말이 계속 생각난다.
“ 인생 정말 짧다고. 어제 너희 아빠가 태어났던 것 같은데 벌써 이리 나이가 들어서 손주 손녀가 생기고, 나이가 들어서 남편은 떠났다고. 사랑만 해도, 좋은 것만 나눠도 짧은 게 우리네 인생이라고. ”
이 말을 전해 들으니까 그제서야 교환생활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순간을 느끼는 것, 그 순간을 사랑하는 이와 나누는 것. 그게 인생이고 삶이다.


 🥹 여행도 맞는 사람이 있고 안 맞는 사람이 있다. 

조금은 편견이었을 수 있겠지만, 나는 여행은 모두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여행이 안 맞는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부정했고, 나중에는 받아들였고, 그 후에는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를 생각해봤다. 
그리고 그 답에 대한 이야기..
 

1️⃣  나는 여행 자체보다는, 여행을 함께 간 사람과의 추억을 사랑한다.

근데 와서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나는 여행 자체보다는,
여행을 함께 간 사람과의 추억을 사랑한다는 점이었다.
이번 교환 이전 여행들을 떠올리면 나는 장소나 액티비티보다는 사람 얼굴이 먼저 떠오른다.
특히 행복해했던 사람들의 얼굴들.
미국에서는 이모의 얼굴이, 하와이에서는 엄마의 얼굴이, 괌에서는 채언이의 얼굴이, 필리핀에서는 오빠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근데 문제는 아직 친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떠난 여행이었어서, 같이 여행을 간 사람들보다, 여길 같이 왔으면 하는 사람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
그래서 여행을 다닐때 온전히 지역을 느끼기 보다는, 한국에 있는 연인, 친구들, 가족들이 계속 생각났다. 여기 이 음식 00이가 참 좋아하겠다. 여기 왔으면 00이가 진짜 행복해했겠지 하면서. 나는 참 사랑이 많은 사람임을 또 느꼈다. 
 
하지만 모든 여행이 별로였던 것은 아니다.
오스트라바에서 사람들이랑 친해진 뒤에 떠난 여행은 그래도 행복한 기억들로 자리했다. 
그리고 사실은 오스트라바도 결국 긴 장기 여행이니까. 이곳에서의 기억도 하나의 여행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두근두근 ,,  앞으로 가게 될 우리 KGB 여행이 그 어느때보다 기대가 되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참 웃긴건, 한국과의 연락을 모두 끊고 나서야 이 교환학생의 여행을 오로지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불과 1달 전만해도 난 체코에 있는데 아직 한국의 시간 리듬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었거든.
이건 내가 이기적인 사람이 못 되어서, 나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교환을 올 때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했던,
"한국은 잊고 거기서 즐기기만 하고 돌아와."라는 말을 따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진짜 하루하루 체코에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비로소 나는 한국에서의 시차를 뛰어넘어, 마음도 이곳으로 온 것이다.
이걸 처음 느꼈던 날, 오스트라바의 크리스마스 마켓 공연장 1열에서 펑펑 울었다. 
내 모든 두려움의 답으로 찾아온 안도감이었다. 
내가 쓴 돈과 시간과 마음이, 여기서 잃은 것들만큼이나 얻은 것들도 많았구나 라는 안도감.
 

2️⃣ 나는 일상에서의 행복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나는 행복을 담을 수 있는 통이 작은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통이 작아서 작은 행복이 들어와도 쉽게 가득차고, 너무 큰 행복이 들어오면 넘쳐 흘러 버리게 되는 사람. 
그게 바로 나다.
 
나는 이걸 알게 되었을 때 사실 기분이 좀 별로였다.
처음 깨닫게 되었던 때는 스위스였다.
스위스 피르스트에서 4륜 자동차를 타는데, 그때 들었던 생각이 한국에서 자전거를 탔던 기억이 나면서 딱 그만큼 행복하다는 생각이었다.
아니 내가 지금 무려 스위스에 와서 이렇게 이쁜 풍경에서 한번도 한 타본 4륜 자동차를 타고 있는데? 왜 한국에서 자주 탔던 그 자전거가 생각이 나지.. 하면서 뭔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여기서 뭐하는 거지? 싶은 느낌. 결국에는 한국에서 자전거를 타도 스위스에서 바이크를 탔던 때와 같은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걸까 하면서. (그리고 이 사실은 이후 다양한 경험들을 더 하게 되면서 이 마음은 확신이 되었다.)
 
근데 몇 주가 지나고 문득 나는 참 복받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되었는데 이 이유는 나는 가성비 인간라는 점이었다. 술도 그렇고 행복도 그렇고 ㅋㅋㅋㅋ 참 가성비가 좋은 사람이다. 나는.. ㅋㅋ...
내 인생에서의 여행일자를 모두 합치면 1년 정도 됐겠지 그러면 나머지 22년은 일상에서의 생활일텐데 그 기간동안 나는 여행을 다닐 정도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니까 라는 생각..?
 
그래서 그냥 지금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뭐 예약한 여행을 취소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행 자체에 행복을 못 느끼는 건 아니니까.
남들이 느끼는 행복만큼 내 행복이 크지 않다고 억울해하지 말자. 나는 나의 페이스대로 살아가면 되니까.
 
+) 하지만 스위스를 함께 갔던 동행 중에 "이번 교환에서의 생활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가 나 같지는 않다! 이 언니 같은 경우에는 진짜 "여행에 미친" 언니로 이야기가 되는데,, 진짜 여행을 자주 가고, 여행을 가서 즐기는 모든 시간들을 행복해 하는 게 눈에 보인다. ( 보는 나까지 행복해질 지경 ) 여행으로 행복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면, 진짜 교환학생을 오면 즐기며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3️⃣  잦은 주거지 이동에 대한 현타

이거는 여행이라기 보다는 내 근시기 동안 있었던 사연인데, 나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작년도 올해도 너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기도 했고, 매 순간이 사람에 대한, 환경에 대한 적응이었어서 힘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이제 적응하고, 이제 친해질려하면 정든 곳을 떠나야 했다는 것.
작년에 포항에서 힘든 순간들도 있었지만, 나름 잘 즐겼다고 생각했는데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집에 오니까 정말 오랜만에 "편안"함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며칠이고 집에 박혀서 안 나왔었지 ㅋㅋㅋㅋ 그때 그걸 느끼고 나니까, 뭔가 체코에서도 계속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여기에 기껏 적응하고 나면 또 다시 돌아가야겠지 그런 생각. 
그래서 나도 모르게 정도 덜 주게 되고, 마음도 덜 주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이야기를 하니까 아빠가 "너가 6개월 친구라고 생각하면 6개월 가고, 6년이라 생각하면 6년 가고, 60년 이라고 생각하면 60년 간다" 고 하더라. 그래서 안 그럴려고 사실 노력을 많이 해보긴 했는데, 잘 안되는 걸 보니까 나는 아직 아빠의 연륜을 따라가기엔 아직 꼬꼬마인 듯하다. 
그리고 느꼈던 것은 첫 직장을 참 잘 골라야겠다는 것. 잦은 부서 이동이나 퇴사는 정말 못 견딜 거 같다. 


 💖 교환학생을 하면서 느낀 새로운 것들 

그렇다고 슬프고 외롭고 고독하기만 했냐? 그건 당연히 아니다.
행복한 순간들도, 인생에서 잊지 못할 순간들도 많았다. 그리고 힘들었던 순간들도 지나고 나면 모두 내 삶의 힘과 용기가 되어줄 거라 생각하니까 교환학생의 도전이 헛되었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대견하다고 말해주고 싶지 !
그러니 가은, 푸우욱 쉬자 푸우욱 느끼자!

1️⃣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고로 인생은 여행의 확대판이다. /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인생은 지구를 여행하는 하나의 여행이다.
내가 여행을 오기 전 삼촌이 급하게 부산에 오셔서 주고 간 물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카메라.
처음엔 그냥 카메라만 주고 가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카메라가 고장이나서 수리점에 맡기게 되었고, 베터리 충전기를 두고 오셔서 결국 밤 늦게 우리집을 방문하고야 마셨다.

그리고 꺼내신 말씀
"이야~~ 안 보려 해도 안 볼 수가 없네, 너 가기 전에 어떻게든 만나라고 내가 이렇게 몇 시간 운전해서 밤에 온다 야"
한국을 뜨기 전에 되게 섭섭한 마음만 가득했었는데, 그 말을 듣고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들은 말 중에 제일 구수했던 잘 다녀오라는 인사였다.
삼촌은 정말 지대넓깊의 사람이라 이번에 집에 오셨을 때도 몇 시간을 이야기하다가 가셨다. 
그리고 교환 가기 전에 포항에 갔던 적이 있었는데 버스정류장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 때 또 전화가 걸려오셔서 까먹은 말이 있다며 한마디를 더 하셨다.
그 말이 지금 교환학생으로 와있는 내내 나를 정말 많이 꿇리고 때리고 위로하고 안아줬는지.
" 많이들 인생은 하나의 여행이다 하잖아. 근데 그게 뭔 말인가 싶더라도 장기 여행을 다녀오면 아하!하는 순간이 온다 가은아?
너도 이번 교환학생의 기간동안 많이 뚜까맞고 올 거야.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될 거야.
삥도 뜯기고 지갑도 털리고, 어쩔 수 없는 일들, 후회스런 일들을 많이 겪다 보면 그냥 "받아들여야지 내가 살아갈 수 있겠구나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겠구나"라는 순간이 와.
그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 인생은 결국 받아들이는 거야. 그게 행복이든 불행이든.
충분히 받아들이고 나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용기가 되기도 하고, 더 깊게 무너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거든.
그리고 느끼게 될 거야.
아, 살아있으면 다 괜찮구나. 살아만 있으면 다 괜찮구나. 라는 걸"
이 말이 나에게 참 큰 힘이 되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은 흘러두게 두고 그저 받아들이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 가운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게 인생을 현명하게 사는 방법이 아닐까 라는 생각. 
감사하게도 나는 이번 교환학생동안 앞으로 인생이라는 여행 안에서 피와 살이 될 나만의 열쇠를 찾은 것 같다.
인생을 여행하는 여행자로서, 참 23살에 교환학생 와서 많이 뚜까맞은 나에게 고맙다.
버티는 자가 승리한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나는 내 인생이 애틋하고 잘되길 바란다. 행복한 할머니가 되자 가은리~

누군가 나를 꿇려버리기 위해서 내 다리를 이렇게 계속 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때가 있었다..

2️⃣ 나는 나만이 줄 수 있는 에너지가 분명히 있다.

작년과 올해 언니 오빠랑 친구들에게 많이 듣는 말인데, 나는 나만이 주는 mood가 있다고 한다. 나와 함께하는 모임에는 생기가 돈다고 해야하나. 아카데미에서도 회고를 할 때 팀원들과 멘토분들에게 비슷한 피드백을 들은 적이 많았다.
리버네 팀은 항상 분위기가 좋다고, 리버가 팀을 화기애애하게 만든다고.
그때는 마냥 내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려고 애썼던 걸 나도 알았기 때문에 내가 노력했던 것들을 사람들이 캐치해주는 구나 라는 감사함이 있었는데, 이번 교환학생에서는 내가 따로 노력한 게 아니었는데 이런 말을 듣는게 새로웠다. 왜냐면 나는 나 혼자서도 엄청 힘들었기 때문이지? 그 이유를 못 찾고 있었는데, 지인과의 인터뷰를 하면서 그 답을 알게 되었다.
룸메 언니는 학교 과제로 [이가은 인터뷰]를 준비했다.( 이 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 PD 이신지라,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고 질문이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언니가 이 오스트라바 생활에서 나를 가장 흥미롭게 여기고 인터뷰를 했다는 사실이 날 설레게 했다.) 1시간 반 정도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여러 질문들을 받았고, 그 중 하나를 대답하며 [나는 왜 밝은 에너지의 사람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았다. 인스타에는 내 작업물 위주로 업로드가 되었는데, 이 외에도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갔고, 그 내용들이 난 너무 좋았다..


 
 
그리고 나는 열심히 살아가기 때문에,, 같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같이 열심히 살게 된다고 이야기를 했다. 근데 이것도 웃긴게 나는 20살 성인이 되고 난 후 가장 여유로운 삶을 요즘 살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게 되게 신기했다. 딱히 개발을 하거나 기획을 엄청 많이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틈틈히 밥 해먹고, 이부자리 정리하고, 방 청소하고, 빨래하고, 일기 적고, 책 읽고 하는 모습들이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아서 괜히 쑥쓰러웠다. 그리고 과거의 나에게 감사했다. 하나하나 되게 나만의 약속을 하면서 만들어낸 습관이었어서 그런가.
특히 재밌었던 거는 우리 룸메들이 나를 깨끗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뿌듯하다 ! 작년에 새로 만든 습관이었는데, 지금까지 꾸준히 내 습관으로 만들고, 그렇게 내가 되어 타인에게 또 다른 영감을 주는 것. 룸메가 일어나자 이부자리 정리하는 거 참 대단하다고 이야기해주는 걸 들었던 그때의 희열을 잊지 못할 것 같다.

👉🏻 Apple Developer Academy @POSTECH 1기를 수료하며.. // 별별 일들이 다 있었던 2022년을 돌아보며.... 의 일부

 

3️⃣ 여유보다는 평안, 평안은 마음에서 온다. [ 받아들임 ]의 힘

외국은 한국보다 여유롭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서 나도 같이 여유를 느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근데 사실 내가 외국에 있어도 나는 이방인인 걸 와서 알게 되었다... ㅋㅋㅋㅋㅋ 
뼛속부터 "빨리빨리"라는 생각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여행을 다닐때도 뭔가 퀘스트 달성하는 것마냥 해냈었는데, 어느날 룸메가 그러더라. 
"빨리 한다고 쉬는 게 아니더라. 빨리하면 더 많이 해"
그 말에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반성도 했다.
내가 빨리 무언가를 하고 싶었던 거는 빨리 일을 끝내고 쉬고 싶었기 때문이었지, 빨리 일을 끝내고 다음 일을 하는 건 아니었다고.
그래서 이제는 빨리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 생각한다. 이 일을 빨리하고 나는 뭘 하려고 하는가.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인생에 좀 여유가 찾아왔다.
( 그리고 외국 사람들과 같이 여행하면서 느낀건데 한국인이 특히 여행에 미친 민족 같았다. 꼭 퀘스트처럼 하나하나 뚫고 가려고 한다. 과연 나는 그 퀘스트를 뚫기 위해 왔는가, 아님 이 지역을 느끼기 위해 왔는가 생각해보자,
제발 아등바등 살지 말자. )
 
모로코에서 낙타를 8시간 정도 타면서 계속해서 생각한 것. 
" 지금 나는 굉장히 여유롭긴 하지만, 평안하지는 않다. "
정말 정말 꿈에 그리던, 1년 전부터 사막에서 낙타를 타고 싶다고 노래 불렀던 내가.. 이렇게 서럽고 슬프게 사막에서 낙타를 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참 마음이 그랬다. 어디서부터 꼬인거지 싶기도 하고, 왜 내가 이러고 있어야하지 억울하기도 하고.
근데 낙타는 날 가만두지 않았지. 3시간 내내 낙타의 등에 올라타서 가랑이가 너무 아프게 태양볕 아래에서 달그닥 거리면서 걷는데 문득, 정말 문득 모든게 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뭐든지 괜찮겠지. 이렇게 가진 거 쥐뿔 없이 어제 처음 본 사람 뒷모습을 바라보며 다 같이 유배가는 거 마냥 따라 다니고 있는데, 목적지도 모르고 데이터도 안 터지는 이 황무지를 걷고 있는데 뭐 세상 중요한 게 있겠어 그냥 이렇게 흘러가는 대로 살면 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양 옆을 돌아보니 그 전에는 보이지 않던 끝없는 사막의 모래 언덕, 지는 해 반대에 있는 뜨는 달. 적당한 이 온도. 라는 생각..?


그때 아, 평화롭구나. 나는 평안한 생태로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평화롭구나? 평안하구나? 와, 내가 이런 감정을 느낀지 얼마나 됐지?
사실 이번 1학기가 진짜 내 인생에서 이렇게 행복한 적이 있었나 싶은 6개월이었지만,
그때 느꼈던 평안은 앞으로 이 행복이 사라질까에 대해 조금은 긴장이 있는 평안이었고,
사막 한복판에서 느꼈던 평안은 진짜 고요속의 평안이었다. 그리고 이 평안은 사라져도 돼. 괜찮아. 지금 이 평안을 누려. 라는 생각
그리고 느꼈다.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려있다고. 1시간 전까지만 해도 계속 사건에 꼬리를 물고 왜 그랬지 왜 그랬을까 이랬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들의 향연이었지만, 지금은 이 순간이 너무 평화롭고 평안한 마음이 생긴다는 게, 참 신기했다.
나는 내가 쫓았던 행복의 답은 "마음"이라는 결론을 안 내릴 수가 없었다. 
일상이 지옥같은데, 여행을 와서 즐거운 건 참으로 독이다.
라는 생각.

어딜 가든 마음이 좋으면 행복하고 평안하고 즐거울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젠 내 인생에 행복을 쫒아서 떠나는 여행은 더 이상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내가 가진 재산 중 나의 마음을 내 생각을 가장 사랑하고 아끼고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어... 내 안에 있어.... ( 클리셰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

4️⃣ 인생은 내력과 외력의 싸움이다. 힘들땐 무너지자. 

교환생활 내내 느꼈던 건데 인생은 내력과 외력의 싸움이다. 어디서 이 말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생각나서 또 깨달았던 ...
외력으로 인해 몸이 찌부될 때면 내력의 힘으로 버텨야 하고, 내력으로 인해 몸이 터질 것 같을 때 외력의 힘을 빌려야 한다.
내면의 마음도, 내 주변의 환경이나 사람들도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다.
나를 계속 좋은 환경으로 노출시켜야겠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것을 느끼고 싶다면 제일 먼저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리고 가끔 정말 정말 버티기 힘들때는 마음 껏 무너져봐도 된다는 것이었다.
괜히 참을 수 있다고 버틸 수 있다고 낑낑대다가 더 큰 괴로움을 만나지 말고, 힘들땐 충분히 무너져 보자.
그리고 술은 하지 않기,,, 잠시는 괜찮아질 수 있지만 해결은 되지 않아요 ^^...
 
너무 힘들 때 가장 좋은 건 아무래도 완전 이성적인 사고.. 생각하고 생각해서 이 상황에 맞는 가장 이성적인 해결책을 찾아서 그 일을 하는 게 지금의 부정적인 생각을 탈출하는데에 가장 좋은 일인 것 같다.  3P 회고도 도움이 많이 됐다.
물론 생각하는 것조차 너무 고통이라면, 그때는 그냥 아무 일이나 몸을 움직이는 게 좋은 것 같고...

5️⃣ 외국인도 결국 사람이다. 사람 사는 거 다 비슷비슷하다.

처음 유럽에 떨어졌을 때 느꼈던 것이었다. 다들 그냥 밥 먹고, 놀고, 일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특히나 버스나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현지인들이 아들이나 딸을 배웅하며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했다. 그런 모습을 그때마다 한국에 있는 엄마 아빠, 그리고 나를 배웅해줬던 사람이 생각났었는데, 아마 날 진심으로 응원해줬던 이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겠지.
마냥 잘 지낼 거라고 멀리 돈을 많이 가지고 떠나와서 잘 못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낑낑거리다가 병든 강아지가 되고, 이제서야 하루하루 재밌게 잘 지내고 있는 내가 좀 미안했다. 나.. 더 잘 즐겨보려고 노력할게...
그리고 뭔가 그들의 일상을 더 가까이에서 느끼니까 깨달은 건데, 인생 참, 사랑 참 별 거 없다.
가장 일상적인 것에 사소한 행복을 주는 것. 서로에게 작은 기쁨과 믿음을 주는 것. 그게 사랑이고 마음이고 인생이지 싶었다.
역시 모든 것은 아주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세상 모든 이들이여, 사소하게 매일 행복만 하자!

6️⃣ 세상은 모순 덩어리이다. 그리고 그 모순을 뛰어넘는 일들은 모두 사랑스럽고 빛난다.

며칠 전 민유랑 전화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한국에 인생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게 개인의 탓인지 사회의 탓인지에 대한 이야기.. 한국에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청년이 많아지고 있다는 뉴스를 며칠 전에 봤다. 그리고 그 댓글에는 마음이 안 좋다는 편이 있고, 또 한편으로는 요즘 세대 애들이 나약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IMF 때에도 힘들었던 건 마찬가지라면서..
정치적인 색에 따라 답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세상이 삭막하고 살기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고 개인이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사회의 일원이 되어 먹고 사는 일은 너무 힘든 일이니까, 주변에 따뜻한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고. 우리 같이 버텨봐야하지 않겠냐고 그런 느낌. 
이런 대화를 나누며 민유에게 이러한 이유로 내게 힘들 때 힘이 되고, 행복할 때 함께 축하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너가 있어서 고맙다고 했다. 고맙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므흣한 기분이 들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쌓아올려온 우리의 우정이, 그간 각자 일이 바빠서 끊어질 뻔한 우리 인연을 이어나갔던 과거의 우리에게 고마웠다. 
어떻게 보면 우리도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경쟁자일텐데 그걸 뛰어넘어서 서로네 인생을 응원하는 모습이 빛났다. 
 
이 말고도 나를 괴롭히는 모든 모순적인 일들은 그 뒷편에 빛나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 반짝반짝.
그래서 나는 잃을 게 많지만, 무엇을 얻을지 모르는 일들이 설렌다. 
예를 들면 결혼이라던가, 아이를 키우는 일이라던가, 교환학생이라던가, 취준이라던가, 조금은 도전해야 하는 일들.
엄마의 이야기를 빌리면, 모두 알고 나면 다시 도전할 수 없는 일들. 어쩌면 그런 것들이 나를 좀 더 굳세게 만든다.

7️⃣ 나는 건강하고 바른 사람이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가장 귀한 가치

나는 정말 건강하고 바른 사람이다. 내 입으로 말하는 게 웃기긴 하지만, 그렇다. ㅋㅋㅋㅋㅋ
이를테면, 일찍 자고 일어나는 것, 솔직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 사람한테 나쁜 소리는 잘 하지 못하는 것, 규칙은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스스로 정직하지 않을 때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 낯간지러운 말이더라도 마음이 닿으면 하는 것, 술과 담배 그리고 유흥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사는 것.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많이 보고 자란 것 같다.
나의 멋진 우산들에게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어제 언니가 나한테 너희 부모님 양육 방식이 궁금하다고, 어떻게 하면 나 같은 딸이 나왔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 자기가 본 사람 중 가장 건전하다고, 자기가 생각하는 인간상의 롤모델과 닮았다고... )
그 말을 해준 언니가 너무 고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갑자기 울 엄빠의 양육 방식이 감사했다. 물론 좀 너무 했던 것들도 있었음! ㅋㅋㅋ
옛날에 엄빠한테 나 키우면서 이건 꼭 지켜야지 했던 게 뭐야? 라고 물어본 적 있었는데 오늘따라 그 말이 뇌리에 맴돈다.

8️⃣ 나는 천천히 길게 나만의 방식대로 살아갈테야

작년 아카데미에서도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만, 올해는 다채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하나같이 신기하고 흥미로웠던 사람들.
요즘 사람들한테 "나의 삶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면 무엇이야?"라고 묻고 다니는 중인데,
카카가 "나는 내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고 싶어. 음식을 고르고, 오늘 어딜갈지 고르는 것부터 인생에 중요한 결정을 하는 것까지 모두 다. 그리고 타인도 그렇게 하도록 두고 싶어. 각자 독립적이지만, 조언은 해줄 수 있는 관계가 딱 좋아." 라고 이야기했다.
나도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이 진로를 선택할 때 연인과 고민을 주고 받는 것을 본 적이 많다.
친구는 대학원을 서울쪽으로 가고 싶은데 남자친구가 장거리 할 거면 헤어지고 싶다고 해서 포스텍으로 지원서를 넣었다고 했다.
또 다른 친구는 연인에게 교환학생을 응원받고 왔지만 헤어졌다. 내게 고민을 이야기 했을 때 만약 과거에 너의 남자친구가 그때 교환 가면 우리 헤어질 거 같다고, 안 가면 안되냐고 했으면 너희는 더 행복했을까라는 질문에 글쎄 잘 모르겠다고 답을 했다.

아직도 나는 어떻게 사는게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정답이 없는 걸지도 모른다.
오답은 있지만 정답은 없은 게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그래서 카카가 이야기한 말에 공감이 갔다.
더 나아가, "서로 각자 인생을 살고, 서로는 그 안에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를 진솔하게 할 수 있는 관계"가 좋은 게 아닌 가 싶다.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알고 있는 게, 그리고 각자 솔직한 게. 그 순간 순간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현명한 거 아닐까.
헤어지게 되더라도 인연이라면 언젠가 다시 만날 거고,
인연이 아니었다면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헤어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
 

그러니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내 선택의 기준들을 갈고 닦아서 인생에서 마주하는 모든 일들에 현명하고 지혜롭고 나다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너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나도 도움 받기. 오답으로 가지 않게 가이드를 서로 쳐줬으면 좋겠다. 우리 제발 엇나가더라도 삐뚤어지지는 말자.

 
쉽지 않겠지만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9️⃣  알은 자기가 깨고 나오는 거야. 우리가 인연이면 다시 만나겠지. + 내 삶에 나를 맡기는 대범함

그리고 나의 마지막 깨달음.
우주의 모든 행성이 다른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각자 자신에게 흘러가는 삶의 시간은 따로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할 수 있는 것에, 시간의 주파수가 맞춰졌음에 더욱 감사하고, 더욱 누리고, 더욱 최선을 다하기.
내가 오늘 일어나서 하는 모든 일들에 노력을 기울이고 나답게 행동하기.
 
그렇지만 모든 선택은 자신의 것이니까, 남에 대해서 욕심내지 말기.
알은 자기가 깨고 나오는 거다. 알 밖에 아무리 좋은 게 있어도 못 깨고 나온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몫인 걸로.
내가 할 수 있는 건 또 내 시간을 타고 살아가다가 또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또 과거의 인연이 다시 만나게 되겠지.
 
그리고 하나 더.
인생에는 대범함이 필요하다. 내 삶을 내게 맡기는 것. 
내가 온전히 나답게 살아가는 만큼 너 또한 너답게 살아갈 것이다. 각기 다른 기준으로 선택들을 하면서.
그리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은 모두 흘러간다.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다 하면
그러니 스스로를 믿자. 나는 좋은 사람이고, 모든 일은 좋게 흘러갈 것이다!!
걱정하지 말고, 의심하지 말고 ! 반드시 내게 올 모든 중요한 기회와 소중한 사람은 어떻게든 내게 찾아온다 :)


 💖 교환학생을 통한 가시적인 성취들 

당연히 내면적인 성취 있었던 건 위에서 말했고, 가시적인 성취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자면 다음과 같은 것 같다.

1️⃣ 새로운 앱, Trai ✈️

2️⃣  외국에 있는 개발 친구들

3️⃣ 영어에 대한 두려움 감소

 

이건 나중에 한국 가서 적어야지... 지금은 내면에 집중하고 싶어 ~


 💖 한국으로 돌아가면.. 

그리고... 요즘의 나...
한국 가고 싶어서 안달나는 중
가서 요양하고 싶다.
어제 집 오는 길에 한정식 먹는 상상하다가 울뻔,, ㅋㅋㅋㅋㅋㅋ 
너무 그립다 반찬과 국.... 
 
아침에 일어나서 거실에서 요가하고, 욕조에 물 받아서 목욕하고,
집 앞에 할머니 칼국수집 가서 칼국수 때리고,
편하고 따수운 내 방에서 스피커 틀고 그림도 그리고 일기도 적고,
치덕이 껴안고 며칠 밤을 자고 일어나면...
그렇게 에너지가 다시 충전되면, 올해 뜯겨나갔던 내 마음점들을 치유해주고나면,
 
그렇게 하다보면,

다음을 향해 달려갈 힘이 생기겠지. 또 뭔가를 이루고 싶은 욕심이 생기겠지.

 


 💖 2022년의 내가 쏘아올렸던 2023년에 대한 기대 ... 

작년, 2022년은 일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한 해였다면,

올해는 인간 이가은으로서 세상에 어떤 어른으로 자라고 싶은지에 대한 한 해였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아파하고 많이 힘들었다..
 
매년 해가 끝날 때마다 나는 작년의 내가 나에게 쓴 편지를 읽고, 또 내년의 나에게 편지를 쓴다. 
내가 새해에 어떤 마음이었고, 어떤 걸 해내고 싶은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그리고 한 해도 정말 잘 살았다는 응원도 꼭 같이 보낸다.
 
그렇게 한 해가 끝나고 이 기록을 다시 열어볼 때면 그래도 내가 나를 제일 잘 알고 이해하는구나를 느낀다. ( 물론 통수 맞을 때도 있음 )
 
요즘따라 느끼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른이 되어가면서 느끼는 것은 명확한 목표는 점점 사라진다는 것. 
큰 명시적인 목표보다는 작고 모호한 목표들을 세우게 된다는 것.
예를 들면, 19살에는 "00 대학 가기"가 목표였다면, 22살에는 "사랑하기", 30살에는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되기"가, 40살에는 "행복한 가정 만들기"가 목표로 세우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떤 결과물보다는 그 안에서 선택을 하고 꾸준히 지켜나가는 ''에게 기대를 걸게 되기에 그만큼 나를 잘 알고 내가 바라는 게 뭔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무엇이 나를 막아설지, 나는 무엇을 대비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생각해봐야하는 것 같다.
 

작년 이맘때에도 난 참 많이 흔들렸구나 싶었다.
 
그렇지만 올해의 목표로 세웠던 "자유", "사랑", "아름다움"이라는 단어와는 좀 친해졌던 것 같다.

 

자유

남들 눈에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들을 추구하는 자유로움, 이게 자유로구나! 라고 외칠 수 밖에 없었던 순간들을 마주했다.
그리고 자유라는 말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그 책임은 나만이 감당해야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로움도 용기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더불어서 조금은 질타를 받을 수도 있는 말이긴 하지만,
"인간들은 무의식적으로 믿음직한 누군가가 자기를 이끌어주길 바란다. 그냥 쫄쫄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삶을 편해한다."라는 것도 깨달았다. 그래서 나도 "자유롭고 싶어!"라고 항상 외치지만, 정말 나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지 살 자신이 있는지 많이 물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자신의 시간이 느리게 가면 그때야 비로소 편함에서 벗어나 내가 원하는 삶으로 가는 불편함을 택하고 싶어함도 깨달았다. 여유가 생겨야 자유로운 게 폭력이 아닐 때가 온다고 해야하나. 자유가 폭력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지는 모르겠지만, 자유로움이 폭력이 되기도 한다.

+) 그래서 나는 [세줄요약]이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하게 되었다. 모든 의미있는 일은 시끄럽고 어지러운 것에서 시작하니까. 나는 세줄로 요약되지 않는 것들이 좋다. 오히려 모호하고 모순적인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사랑

한 5년전쯤 친오빠가 나한테 "너는 너가 원하는 대로 상대의 심리를 이용한다고, 정말 이기적이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꽤 시간이 지난 일이었지만, 솔직히 찔렸었기 때문에 계속 기억에 남았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정말 따뜻하고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내가 어떤 노력을 의식적으로 해서 들은 말이 아니었기에, 그리고 그 말을 들었을 때 부끄럽거나 창피하지 않았기에 나는 내가 드디어 비로소 자연스럽게 내가 원했던,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음을 느꼈다.


그리고 몇 주전에 오빠가 나에게 " 너 이제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아는 것 같다. 많이 바꼈다. 너는 너의 문제를 고칠 줄 아는 사람인 것 같다. "는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를 하는 오빠도 머쓱해했지만, 그 이야기를 들을 나도 머쓱.. 그치만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오빠가 멋있었다. 이런 낯간지러운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서. 덕분에 몇 년동안의 숙제라고 느껴졌던 마음의 짐이 사라졌다.
 
그때 사실 신이 있다면 신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나 이제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어!! 라고....
당신이 만든 사람의 목적에 맞게 사람구실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이지..

이별을 하며 정말 너덜너덜해졌지만, 그래도 사랑을 외치는 나를 보면 난 지독한 사랑 지상주의자이다. 정말 지독한,,, 사랑 지상주의자이다. 너무너무 싫고 너무너무 괴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드라마의 대사처럼 나는 많은 사랑을 받았고 줬기에 또 사랑할 용기를 얻는 것 같다. 언젠가 이쁜 마음을 서로 주고받으며 평생을 함께 살 수 있는 사람이 내 인생의 적절한 타이밍에 나타나주길 바랄 뿐이다 :)

아름다움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우리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진짜 청춘같다는 생각.
그리고 정말 많이 들었던 말이지만 "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말도 굉장히 공감하게 되었다. 
청춘은 .. 아마 아름답고도 아픈 것이 아닐까에 대한 의심이 확증으로 바뀌게 된 하반기였다.
교환학생을 온 사람들을 멀리서 바라보면 되게 재밌게 잘 놀고 잘 지내지만, 가까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마다의 아픔이 있고, 그 아픔으로부터 도망온 사람들이 많았다.
취업으로부터, 부모로부터, 나로부터...
각기 다른 이유로 힘들어했고 솔직히 아직 답을 찾은 사람은 몇 없는 것 같았다. 나도 여기서 [죽음과 이별] 이라는 또 다른 숙제를 만나기도 했고. 정말 누군가가 나를 꿇어앉게 만들려고 작정하고 불행을 때려 넣은 듯한 나날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도 행복은 있었고, 나는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었다.
교환학생은.. 내게 정말 아름답고도 아픈 시간이었다. 


내년은 또 어떤 3가지의 단어를 가지고 살아가게 될까. 
또 얼마나 변할까 궁금하다. 
내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한 사람이라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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